
지방자치단체의 각종 위원회는 단체장이 다양한 공약사업을 추진하면서 여러 의견을 모으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단체장이 공약을 미루거나 보은인사를 위한 자리 챙겨주기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서울시도 박원순 시장 재임기간에 각종 위원회가 우후죽순 생겨나 이에 대한 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기획 편집부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2011년 10월) 서울시에 위원회가 약 4년간 62개가 신설돼 매월 1.3개가 만들 어졌다. 서울시가 운영하고 있는 위원회는 2012년 부터 현재까지 계속 증가해 2015년 10월말 총 155 개나 된다. 2012년 127개, 2013년 136개, 2014년 148개, 2015년 10월말 155개로 증가했다.

위원회 설립근거에 따라 서울시가 설립한 위원회를 분석해보면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신설된 위원회 62개 중 법률(시행령, 시행규칙)에 의한 설립이 17개(27.4%), 서울시 조례에 의한 설립이 45개 (72.6%)가 된다.
넘쳐나는 부실 운영 위원회
분석결과, 서울시가 운영하는 위원회는 부실운영 위원회가 많았다. 2015년 10월말까지(2015년 1월부터 10월까지 10개월 간) 회의 개최 횟수를 보면 한 번도 위원회를 열지 않은 곳이 9곳(14.5%)이었고, 한 번위원회를 연 곳이 16곳(25.8%)이나 됐다. 그 중 활동이 저조한 위원회 현황을 살펴보면 <표1>과 같다.

활동이 저조한 위원회 중 몇몇 위원회를 살펴보면 서울특별시 청년미취업 중소기업 취업지원에 관한 조례 제9조에 근거해 2012년 1월 29일에 만든 취업 지원심의위원회가 있다. 이 위원회는 중소기업 등에 취업하는 청년에게 취업 지원금 지급 및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나 2012년 1회, 2013년 1회, 2014년 2회만 회의를 진행했을 뿐이다. 이노근 의원에 따르면 최근 청년수당 문제로 중앙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던 박원순 시장이 사실은 청년실업문제에 대해 무관심해왔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서울특별시 택시 기본 조례 제13조에 근거해 2012년 10월 16일 만들어진 택시정책위원회가 있다. 택시 서비스와 제도를 개선하고 시민 만족도 향상을 위해 만들었지만 작년 1월부터 10월말까지 한차례의 회의도 진행하지 않았다. 설립 후 현재까지 단 한 차례도 회의를 개최하지 않은 위원회도 있다. 바로 2013년 6월 14일 서울시 주거복지 기본 조례 제8조에 근거해 만들어진 주거복 지위원회다. 장애인, 고령자 등 주거 취약 계층에 주거복지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설립했지만 설립 후 한번의 회의도 진행하지 않았다. 이노근 국회의원은 박원순 시장이 그동안 주거취약계층에 대한 주거복지를 소홀히 해 왔다는 방증이라고 꼬집었다.
더불어 3년간 회의를단 한차례도 개최하지 않은 위원회도 있다. 2012년 5월 22일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 이용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15조의2에 근거해 만들어진 대부업관계기 관협의회다. 2012년 5 월 22일 설립 당시 개최한 이후 현재까지 개최 실적이 하나도 없다.
그 외 부실운영 위원회 주요 사례를 보면 아래와 같다.
1. 에너지정책위원회
- 설립근거: 서울특별시 에너지 조례 제12조
- 설립일자: 2012년 4월 25일
- 설립취지: 에너지 절약과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 지의 개발·이용·보급 촉진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저감하는 등 에너지관련 시책을 체계적·종합적으로 마련
- 부실운영: 에너지정책과 무관한 방송인 김미화, 공지영 작가,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 김희중 천주교 광주대교구장 등을 위원으로 위촉

2. 한강시민위원회
- 설립근거: 서울특별시 한강공원 보전 및 이용에 관한 기본 조례 제22조
- 설립일자: 2012년 3월 16일
- 부실운영: 주요 국책사업에 대해 상습적인 반대 경력을 보유한 인사(김정욱, 박창근, 조명래)가 참여
3. 인권위원회
- 백미순, 김형완 위원은 참여연대 활동 경력이 있고 박래군 위원은 세월호 관련 불법시위를 벌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력이 있다.
4. 마을공동체위원회
- 2011년 4월부터 2015년 4월까지 3년간 활동한 이강오, 문종석 위원은 2011년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캠프 정책자문단을 역임했고 권태선(2015. 04. 18.~2018. 04. 17.) 위원은 환경운동연합 공동대 표를 역임했다.
5. 친환경무상급식지원심의원회
- 이병호 위원은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지지선언을 했고, 배옥병 위원은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선거대 책위원회에서 활동했다.

중복 위원회 통폐합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
이노근 국회의원은 에너지정책위원회는 에너지정 책과 무관한 방송인과 작가 등이 포함됐고, 다른 위원회도 과거 박 시장의 선거캠프에서 활동한 인사가 포함되었다고 언급했다. 또한 이 의원은 다른 위원회도 과거 박 시장의 선거캠프에서 활동한 인사가 포함됐다며 활발하게 활동하는 위원회 중에서도 위원들이 관련 주제와 무관하거나 정치적 성향이 치우 치는 등 부적절한 사례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문어발식 위원회 설립과 부실 운영을 중단하고 위원회 통폐합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 측은 155개 위원회 중 72개의 위원회는 법률에 근거해 설립되었기 때문에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폐기할 수 없다고 항변했다. 또한 시의회 조례로 만들어진 위원회의 경우에도 폐지하려고 하면 상임위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기 때문에 통·폐합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