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폭력과 왕따, 괴롭힘 등으로 인해 학업을 포기하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 사람의 인생에 깊은 상처를 남기는 학교폭력과 왕따를 근절하기 위해 교육 선진국에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살펴봤다.
독일, 학교폭력 예방과 사이버 왕따예방 기관 운영
독일의 노드라인베스트팔렌(NRW) 주(州)교육부는 뒤셀도르프 시와 공동으로 운영하는 ‘주 학교폭력 예방과 사이버 왕따예방 기관’을 운영한다. 학교 심리학센터에 속한 이 기관은 학생을 왕따 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예방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보급에 집중하고 있다. NRW 주 교육부 장관인 실비아 뢰어만은 “학교는 폭력과 괴롭힘, 사이버 왕따가 없는 사회적 공존을 위한 곳이어야 한다”며 “무엇보다 학생들이 책임감있게 폭력 없는 학교를 만들어나가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미 독일에서는 뮤지컬, 연극, 따돌림 방지 교육인 ‘안티 모빙’ 등 다양한 폭력 예방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는데 교육부는 학교폭력 예방과 사이버 왕따 예방 기관 운영을 통해 각각 산재해 있는 이 프로그램들을 연계·심화시켜 교육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또 NRW 교육부는 “사이버 왕따의 피해자는 스스로 상황을 변화시킬 방법이 없기 때문에 특별한 방식의 외부지원이 필요하다”며, “장기적으로 사이버 왕따 방지를 위한 프로그램과 피해자에 대한 장기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사이버 왕따는 미디어 교육에 있어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 부각되고 있는 만큼 주 미디어 연구센터, 교육센터 등과 협력하여 사이버 왕따 예방을 위한 다양한 협의회, 연수 등을 개최하고 있으며 학생들이 폭력이나 왕따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문제가 발생하면 자의식을 가지고 적극 개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호주, 왕따 및 학교 폭력 근절의 날
매년 3월 셋째 주 금요일은 호주에서 열리는 왕따 및 학교 폭력 근절의 날이다. 이 날은 모든 학교들이 함께 어떤 경우에도 괴롭힘은 용납될 수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가지고 다양한 행사와 활동을 진행한다. 학교에서는 왕따에 관한 시나 단편 소설 대회를 열기도 하고 학생들이 학교 운동장에 모여 ‘Bullying No way’라는 슬로건을 만들기도 한다.

호주에서는 학교에서 왕따 근절을 위한 교육 계획을 몇 년에 걸쳐 만들어왔는데 여기에는 학생들이 왕따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홈페이지에 연도별 교육 계획을 게시해 각 학교에서 참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왕따 및 학교 폭력 근절을 위해 홈페이지(bullyingnoway.gov.au)에 학생, 학부모, 교사, 영유아로 섹션을 나눠 왕따란 무엇이며 안전한 학교를 위해 취해야 할 전략, 참고자료 들을 게시하고 있으며 학생의 경우 연령별로 섹션을 나눠 학생의 나이에 맞는 정보와 대처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기기에 다운받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자신의 아바타를 만들고 다양한 상황에서 어떤 대답을 하고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지 선택할 수 있도록 해 학생들의 접근성을 높이기도 했다.

핀란드, 괴롭힘 방지를 위한 프로그램 ‘KiVa Koulu’
핀란드에는 1990년대부터 학생들 간의 괴롭힘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2005년 학교복지위원회를 출범하고 학생 괴롭힘을 방지하는 프로그램 ‘KiVa Koulu’를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폭력 상황을 방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KiVa’는 핀란드어 ‘왕따에 맞서다(kiusaamista vastaan)’의 앞글자를 딴 것이고 ‘koulu’는 ‘학교’라는 뜻이다.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은 왕따를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학교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는 것이다.
왕따에는 적극 가담하지 않지만 방관하는 아이들에게 왕따 피해자를 이해하고 도와주는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핵심이다. 현재 핀란드 초·중학교의 90% 이상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으며 일주일에 한번씩 총 20시간의 교육이 이루어진다.
학생들은 키바 코울루 프로그램에 참여해 역할극, 왕따에 대한 단편영화 감상, 토론과 발표 등의 활동을 통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고 자신과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는 훈련을 받게 된다. 또 학교폭력에 부모의 책임을 강조하며 학부모들이 참여할 수 있는 매뉴얼을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