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광화문광장은 진화해야 한다

 

한양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역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 역임
새건축사협의회 회장 역임
건원건축, 선진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역임

 

광화문광장 재구조화는 필요한가? 전면광장 안에서 편측광장 안까지 변화 과정을 살펴보고 이 시점에서 미완성일지라도 추진해야 하는 당위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차 없는 서울 역사도심의 미래를 위해 광화문광장은 끊임없이 진화해야 한다.


서울시에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를 착공했다. 시민단체들은 충분한 소통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밀어붙인다고 비판하고 이에 많은 언론이 시장 권한대행 체제에서 사업을 속개하는 것은 문제라며 거들고 있다. 반면 시 당국은 지난 4년간 300회 넘게 소통을 했으며 정책 결정은 시장 궐위와 관계없이 지속되는 것이 옳다고 맞받고 있다.


필자는 2016년 광화문 포럼 출범부터 참여하기 시작해 국제 현상 공모를 운영했으며 현재는 광화문광장 시민위원회의 도시공간분과 위원장을 맡아 설계를 관리하고 있어 관련 경위를 나름 상세히 아는 편이다. 돌이켜보건대 광화문광장에는 크게 세 차례 변곡점이 있었다.

 

첫 번째는 2016년 가을부터 시작된 광화문 촛불 시위였다. 최대 200만 명까지 운집했던 광장은 그해 봄 출범한 민관논의기구 ‘광화문포럼’에 새로운 영감을 제공해 차량을 지하도로로 보내고 지상을 완전히 비우는 전면 보행광장 안을 채택하게 했다.

 

두 번째는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광화문으로 집무실을 옮기겠다하여 생긴 변화로 기회이자 위기였다. 청와대가 비워지면 광장에서 경복궁을 거쳐 백악에 이르는 길이 생기는 반면 경호, 공사 기간 등의 이유로 지하 차로는 포기해야 했다. 이에 사직로를 우회시키고 역사 광장과 시민광장으로 분할된 안으로 수정됐다.

 

세 번째는 행안부 장관이 바뀐 2019년 4월이다. 전임 장관 시절 협의가 완료된 세종로 정부청사 경계 조정 문제가 난항에 부딪히며 우회도로 안이 폐기될 상황이 됐다. 시민단체 또한 들고 일어나 계획은 전면 보류되고 공론 절차에 들어갔다. 1년여 과정을 거쳐 올 초 확정된것이 이번의 편측광장 안이다.

 

 

당초의 담대한 계획보다 상당히 후퇴돼 누구보다 아쉬움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이렇게라도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 유기체인 도시는 끊임없이 변하는 ‘과정’이 곧 ‘결과’이기 때문이다. 광화문광장 역시 진화의 과정에 있다. 차로로 둘러싸인 섬일지언정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업적이다. 또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청계천과 서울광장을 통해 차 줄인 도심을 보여준 것에 빚지고 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2002년 붉은 악마와 1996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중앙청 철거로부터 시작된 것이기도 하다. 일제강점기 총독부 앞길로 바뀌며 국가 중심 공간을 잃은 이후 지난한 수복의 과정을 거쳤다는 뜻이다.

 

모든 수도에는 국가의 정당성과 공동체가 지향하는 가치를 표상하는 중심공간이 배치된다. 공화정이 시작인 로마에서는 포럼이라 불린 광장이었고, 중국에서는 도시성문과 왕궁을 잇는 주작대로였다. 조선시대 때 이 터는 남북으로는 광화문과 황토현, 양쪽으로는 육조에 의해 위요된 공간이었다.

 

광장은 권력의 표상인 동시에 그 자체가 권력이다. 군중이 만드는 스펙터클은 어떤 무기보다 강하다. 1987년 넥타이 부대는 군사독재를 종식시켰으며 1989년 체코 바츨라프 광장의 프라하 시민들은 철의장막을 거두었다. 그래서 독재 권력은 종종 광장을 정치적 도구로 쓰기도 한다. 1938년 뉘른베르크 나치당 대회 사진은 지금 보아도 섬뜩하다. 빛의 기둥으로 연출된 초월적 스케일과 군중, 전체에 비해 개인이란 얼마나 사소한가를 느끼게 하여 충성을 이끌어낸다.

 


이 같은 ‘관조적 스펙터클’에서 군중은 수동적이며 비자발적인 반면 우리는 누구의 지시도 없이 하나의 색으로 광장을 물들였던 ‘참여적 스펙터클’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시선은 다초점이며 카오스모스적이다. 광화문 촛불집회는 이를 계승한 것이다. 소란했음에도 깨끗했고 즐거웠으나 장엄했다. 광화문 광장은 이 장소성을 오롯이 담아 진화해야 한다.


차로가 한쪽으로 배치된 편측광장이 된 것도 나름의 진화다. 전면 보행광장만은 못하지만 어쨌든 서울 역사도심을 차로부터 해방시키는 기획의 출발점이라고 읽을 수도 있다. 파리시장 이달고는 파리 시내 속도를 30㎞/h로 제한함과 동시에 주차장을 절반으로 줄이고 17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 도시 전체를 정원으로 만들겠다는 공약으로 올 초 연임에 성공했다. 우리도 한 발짝씩이라도 나아간다면 언젠가는 편측차로조차 필요 없는 광화문을 구경할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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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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