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진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행복한 노후와 삶의 질을 높이려 손상된 존재감을 회복하는 베이비부머들의 은퇴 이후의 삶을 들여다봤다.
퇴직 이후의 삶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 은퇴를 앞두고 있거나, 재직 중인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수 있겠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OECD 나라 중 가장 빠르고, 노인 빈곤율 역시 세계 1위라는 객관적 수치가 나와 있으니 말이다.
이런 가운데 1955~1963년에 태어나 1980년대 민주화운동과 1997년 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등 사회적·경제적으로 다양한 위기를 경험한 베이비부머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각자 위기를 경험하고 나름의 방식대로 극복해 만족스러운 은퇴 이후의 삶, 꽃중년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또 다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퇴직 이후에도 만족스러운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성은 △퇴직에 따른 심리와 정서·관계·경제적 위기 회복 △내려놓음 △주체적인 삶의 목표 설정과 실천 △경제적 필요를 충족시키는 가운데 자신의 삶을 지향 △쓸모 있음의 재정립과 인정 욕구의 회복 등이었다.
대기업에서 26년간 근무하고 임원으로 승진한 뒤 퇴직 한 은퇴자는 공사현장과 대형 마트 근무를 거쳐 공공기관 시설 보안직으로 취업했다. 그는 “정년 퇴임 후 처음에는 사회적으로 왕따당했다는 느낌이었지만 근로의 가치를 신성하게 보기 시작했다”라며 “자신의 생활 철학을 바꾼 뒤 일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고 밝혔다.
37년을 한 지자체에서 종사하고 퇴직한 공무원은 “은퇴 전 퇴직 후에 무엇을 해야겠다는 방향 설정을 잘하고 나와야 한다”라며 “은퇴하고 나니까 할 게 너무 많고, 3년 정도 되면 루틴화된 생활 습관이 잡혀 앞으로 30~40년을 보람되고 알뜰하게 살 수 있는 길이 보이더라”고 미래를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