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고향사랑기부제 성공과 지정 기부 사업 설계

  • 등록 2023.06.20 15:30:29

 

지방자치단체 담당자의 열의와 노력을 통해 차츰 자리 잡고 있어

고향사랑기부제가 실시된 지 반년이 다 돼가고 있다. 예상했던 대로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지방자치단체 담당자의 열의와 노력, 그리고 행정안전부 담당 부서 공무원의 헌신적인 지원으로 차츰 자리를 잡아 가고 있는 모양새다. 고향사랑기부금 관련 법률은 2021년 9월에 국회를 통과해서 지난해 1년 동안 준비기간을 거쳤는데, 그동안 담당 공무원과 지방의회는 관련 조례를 만들고 답례품 사업자를 선정하고 이어서 답례품을 선정하는 등 많은 업무를 처리해왔다. 그리고 행정안전부가 중심이 되어 고향사랑기부금을 어디에 사용할지를 기부자에게 먼저 안내・홍보해 기부자가 의미 있는 기부를 할 수 있도록 시스템 지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유일한 기부 포털사이트인 ‘고향 사랑 e음’ 시스템을 정비하여 기부자가 편리하고 효과적으로 기부를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중이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지역에 재원과 사람이 유입될 수 있도록 하여 지역경제가 활성화되어 지역발전으로 이어지게 하는 데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 우리나라가 1988년 올림픽을 개최했지만, 1인당 GDP가 1만 달러를 넘어선 것은 그 보다 훨씬 뒤인 1996년이다. 이제는 3만 달러를 넘어서 세계적인 강국으로 도약하고 있는데, 이러한 국가성장도 결국 반도체나 자동차 같은 상품을 수출해서 돈 벌고, 많은 외국인이 우리나라를 방문해서 관광산업이 발전한 결과이다.

 

지역 발전도 국가 성장과 마찬가지로 돈과 사람이 지역으로 들어오고, 특히 유능한 인재가 지역과 관계를 맺으면서 새로운 관점으로 지역 발전 전략을 제시하고 지역 주민이 중심이 되어 이러한 전략을 통해 지역 과제를 해결할 때 지역이 성장하고 주민의 삶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를 지역쇠퇴와 비교하여 지역재생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림] 지역 쇠퇴(왼쪽)와 지역 재생(오른쪽)

 

지역 발전 전략에는 가슴을 뛰게 하는 희망이 있어야

지역 발전 전략은 가슴을 뛰게 하는 희망을 제시해야 한다.

회사에서 직원들이 함께 모여 일을 하거나 또는 학교 친구들이 모여서 과제를 해결하려고 하다가 마땅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으면, 흔히 ‘브레인스토밍’을 해보자는 이야기하곤 한다. 이렇게 집단토의(Brainstorming)는 대안을 모색하거나 새로운 대안을 만들 때 또는 논의를 통해 제시된 대안의 미래 결과를 예측하기 위해서도 사용되기도 한다.

 

원래 집단토의(Brainstorming)는 여러 가지 기발한 아이디어를 즉흥적이고 자유분방하게 창안하는 활동이며, 문제 해결을 위한 여러 가지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오스본(Osborn)이라는 학자가 제안한 제도이다. 그런데 우리는 집단토의(Brainstorming)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제대로 된 집단토의(Brainstorming)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토의에 참여한 구성원의 아이디어를 평가하지 않아야 하는데, 우리는 토의 과정에서 자신의 주장만 일삼거나 다른 참여자의 의견을 무시하고 핀잔을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우리 지역을 어떤 전략으로 성장시킬 것인지에 대한 비전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의 의견을 들을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러한 전략 설계 과정에서 현실적인 관점으로 실현 가능성만을 생각하면 바람직한 비전을 제시하기 어렵게 된다. 오히려 비전을 만들어 갈 때는 조금은 현실성이 떨어져도 무엇인가 가슴을 뛰게 하는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당장 듣기에는 조금은 어려운 과제여도 이러한 과제를 제기하는 구성원의 아이디어를 경청하고 다른 대안들과 비교・평가하여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비전을 바탕으로 우리 지역의 재원, 사람 그리고 시간이 충분할 경우 지역 발전을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 일로 우리 지역은 어떤 식으로 변화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을 해야만 제대로 된 비전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비전이 형성된 뒤에는 그 비전을 실행하기 위해서 어떤 활동이 필요하며, 그 활동을 누가, 어떻게 해나갈지 구체적인 방안을 세워나가면 된다.

 

특히, 지역 발전 전략을 제시할 때는 기부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해서 재기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의미 있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사업을 구상하고 지역 발전 사업을 통해 기부자와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하면서 나아가 지역 방문 등 생활인구로 유도할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 주민 및 기부자가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진정성 있는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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