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감소, 주택 위기, 재정 압박, 지역 불균형이라는 복합적인 구조 문제가 전 세계 도시를 동시에 압박하고 있는 지금, 지방정부의 역할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과거의 지방정부가 중앙의 예산을 배분받아 정책을 집행하는 수동적 행정 주체였다면, 오늘날의 지방정부는 스스로 재원을 설계하고, 사람을 움직이며, 시장을 조정하는 능동적 정책 주체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지원이 아니라 설계, 도시정책의 방향이 바뀌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는 부동산 거래에 세금을 부과해 노숙자와 주택 문제를 해결하는 재원을 스스로 만들어냈고, 일본은 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사람을 실제로 이동시키는 정책을 설계했으며, 스위스은 지방정부가 세율을 직접 결정하고 경쟁하는 구조를 통해 지역 발전을 이끌고 있으며, 이탈리아는 과잉관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 입장세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각각의 방식은 다르지만, 이들이 공유하는 공통점은 명확하다. 도시 문제를 ‘재정, 인구, 시장’이라는 구조 자체에서 해결하려 한다는 점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이들 정책이 더 이상 단순한 지원이나 보조금에 머물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금은 단순한 재원 확보 수단이 아니라 정책 도구로 활용되고, 인구는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정책에 의해 설계되며, 시장 역시 방치의 대상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관리되는 영역이 되고 있다.
이제 한국은 무엇을 바꿔야 하는가
이러한 변화는 한국에도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지금까지 한국의 지방정책은 중앙정부 중심의 재정 구조와 획일적 정책틀 속에서 운영되어 왔다. 그 결과 수도권 집중은 심화되고, 지방은 인구 감소와 재정 취약성이라는 이중 위기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세계 주요 도시들의 사례는 분명히 말하고 있다. 문제는 자원이 아니라 구조이며, 해법은 지원이 아니라 설계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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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지방정부에 주는 시사점
먼저 가장 중요한 것은 재정 구조의 변화다. 현재 한국의 지방정부는 중앙정부 재정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정책 자율성이 제한되어 있다. 이로 인해 장기적인 전략을 세우기보다 주어진 예산을 집행하는 데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앞으로는 단순히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재원을 만들어내는 구조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목적형 지방세를 도입하거나 특정 자산과 시장을 활용해 재원을 확보하고, 이를 정책과 직접 연결된 기금 형태로 운영하는 방식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나 쓰느냐가 아니라, 어디에서 재원을 만들고 어떻게 정책과 연결하느냐다.
또한 지방정부 간 경쟁 구조를 도입하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 한국은 지역 간 정책 차별성이 크지 않아 비슷한 정책이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혁신보다는 모방이 이루어지고, 지역 경쟁력 역시 제한된다. 앞으로는 각 지역이 스스로 전략을 선택하고 차별화된 정책을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지역은 기업 유치를 위해 세제 혜택을 강화하고, 다른 지역은 교육이나 복지 중심의 도시로 발전하는 방식이다. 모든 지역이 같은 방향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각자 다른 강점을 기반으로 경쟁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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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정부티비유=한승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