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프로파일러’에서 초선 국회의원으로. 표창원 국회의원은 “소방과 경찰 인력 처우 개선과 함께 무너진 국민 신뢰를 회복해 정의가 지켜지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존중받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영애(《월간 지방자치》 편집인)_ 의원님에 대한 국민들 기대가 큽니다. 국회에 와보니 어떠신가요?
표창원(국회의원)_ 글쎄요. 우선 밖에서 보던 것과 많이 다릅니다. 물론 보던대로인 것들도 있지만, 무엇보다국회가 엄청나게 바쁘다는 건 절절히 깨닫고 있습니다. 오늘도 오전 8시부터 끊임없이 회의가 이어졌어요.
이영애_ 의정활동을 열심히 하셔서 바쁘신 건 아니고요?(웃음)
표창원_ 아닙니다.(웃음) 대부분 의원님들이 다 그러신것 같아요.
이영애_ 의원님. ‘물대포’, 요즘 굉장히 이슈가 되고 있지 않습니까?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표창원_ 맞습니다. 공식 명칭은 살수차(Water Canon)인데요. 사실 도입 초기에는 시위대와 경찰의 물리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잘 운용됐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인명 피해가 생겼고요. 그 전에도 독일에서는70대 노인이 물대포를 얼굴에 맞아 실명되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이렇다보니 전 세계적으로 물대포의 위험성이 많이 고조되고 있어요. 영국 테레사 메이 총리도 내무부장관 시절 영국 경찰이 물대포를 사용하지 못하게조치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현재 있는 장비도 최대한 사용하지 않게끔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영애_ 지인들과 “내가 만약 물대포를 맞으면 어떨까”이야기를 해보기도 했는데요. 심장마비 걸릴 수도 있지않을까 싶습니다.
표창원_ TV에서도 물대포의 위험성을 많이 다루고 있는데, 보셨나요? 정말 끔찍하고 무섭습니다.
이영애_ 꼭 한번 보겠습니다. 의원님, 이번 국정감사에서 행정자치부와 국민안전처, 인사혁신처 장관들에게 소방인력 처우 개선을 요구하시며 세 분 장관 손을 맞잡게 하셔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소방인력 처우, 어떻게개선해야 할까요?
표창원_ 우리 소방관분들 가장 힘든 게 바로 인력부족입니다. 긴급출동이라도 하게 되면 사람이 부족해 비번휴게하는 분들까지 다 출동해야 된답니다. 그러다보니 이번 울산의 태풍 피해 때 구급요원께서 구조현장에 투입됐다가 순직하시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원래 구급요원은 구조요원과 달리 구조된 분들 응급의료처치를 하시는 분들이고 전문 구조인력이 아닙니다. 총 세 분이 휩쓸렸는데, 전문 구조교육을 받은 다른 두 분만 살아나셨죠. 현재 전국 4만 소방인력 중에 1만8000명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이영애_ 심각하네요.
표창원_ 이게 참 쉽지 않습니다. 우선 지방직이다 보니 지자체장이 충원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예산을 행정자치부에서 편성해줘야 하고요. 관련 부처인 인사혁신처나 국민안전처의 의지도 중요하겠죠. 그래서 제가지난 국감 때 세 분 장관께 예산을 확보하고 지자체가 확보된 예산을 소방인력 확충에 사용하는지 철저히 체크해 인센티브나 페널티 등을 부여해 달라고 요청드렸습니다.
이영애_ 강력히 요청하셨던 그 의지대로 꼭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네티즌들께서도 질문을 올려주셨습니다. 강력범죄 미제사건을 해결하는 것과 민생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공통점이 있나요?라고 물어봐주셨는데요.어떠신가요?
표창원_ 공통점이 있습니다. 저는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 같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장기미제사건이든민생문제든 우선은 현황이나 현상을 면밀히 파악해야 합니다. 그 다음은 왜 초기에 해결이 안 됐느냐를 검토해야 하고요. 그런 다음 해결 방안을 수립해야 합니다. 그러면 해결 가능한 사건들이 보입니다. 청년 취업이든급식 비리든 우선 현황을 짚고 문제의 근본원인을 찾는 것, 그리고 지금 가능한 해결 방안을 찾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영애_ 공통분모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의원님, 우리나라가 치안 선진국이라고 많이들 이야기하시는데요. 그럼에도 국민들 입장에서는 아직도 굉장히 불안하다는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표창원_ 우선 통계적으로는 우리나라가 안전한 나라라는 점은 확실합니다.
이영애_ 아, 그런가요?
표창원_ 네. OECD 기준의 강력범죄 발생률을 보면 최상위 국가에 속합니다. 그런데 최근 묻지마 범죄 등 각종 강력범죄가 많이 발생하고 또 언론에서도 많이 보도하잖아요? 그러다보니 국민들이 불안하신 겁니다. 범죄학에서는 ‘피어 오브 크라임(Fear of Crime)’이라고 하는데요. 실제 범죄의 양이나 정도와 달리 우리가 심정적으로 느끼는 두려움이 같기도 하지만 전혀 달리 가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는 이 갭이 큰 것이고 심리적으로대단히 불안한 사회인 거죠. 이를 줄여나가야 하고요. 그러기 위해선 우선 경찰 등의 공권력이 국민들로부터신뢰를 얻어야 합니다.
이영애_ 한 분이 남겨주신 질문이 아주 인상 깊은데요. 의원님, 지난 총선에서 국민들이 무엇을 바랐고, 그 바
람을 당에서 잘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표창원_ (웃음)조심스럽습니다. 저희는 총선 민의 속에 담겨있는 엄중한 의미를 잘 알고 있습니다. “이대로는안 된다, 그렇지만 야당이 좋아서 밀어준 건 아니다”라고 국민들께서 말씀하고 계신 것 같아요.
이영애_ 잘 알고 계십니다.(웃음)
표창원_ 네. 국민들께서 “여소야대를 만들어주셨는데한 게 뭐냐”, “지금 최순실 게이트, 차은택, 막 쏟아져나오는데 시원하게 못 하고 왜 밋밋하게 끌려가느냐”는 불만의 말씀들이 많아요. 저희도 너무 죄송스럽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저하게 법과 원칙, 절차를 따져 한 발 한 발 나아가서 결국은 진실과 정의를 구현해 내겠다는 마음으로 성실하게 임하고 있다는 점은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영애_ 어쨌든 20대 국회에 표창원 의원님께서 오셨으니, 앞으로 좀 더 기대를 해보시죠. 이제 지역구 용인에대해서도 좀 여쭤보겠습니다. 용인 시민들의 바람, 무엇입니까?
표창원_ 용인은 인구 100만이 넘는 대도시입니다. 그럼에도 대도시가 갖춰야 할 인프라가 너무 취약해요. 그러다 보니 베드타운 같기만 하죠. 주민들도 임시 거주만 하실뿐 ‘고향’이라는 인식은 별로 없습니다. 우선 용인이 자급자족 기능을 갖춘 도시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또 문화적빈곤도 해소하고, 특히 100만 명이 사는데도 종합병원이 하나도 없어요. 그런 부분들을 해결해 주민들이 용인에 정을 붙이실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영애_ 아주 중요하네요.
표창원_ 그렇습니다. 용인 시가지가 18개 개발단지로 쪼개져 있어요. 그러다보니 국지적인 교통만 발달하고제대로된 광역 교통망도 없는데, 이런 부분들을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이영애_ 의원님 어깨가 무거우실 것 같습니다만 용인의발전을 위해 힘내주시기를 바랍니다. 20대 국회에서 꼭 실천하고 싶은 정책이 있으시다면요?
표창원_ 너무 많습니다. 우선 저는 무엇보다도 어린이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놀고 성장할 수 있도록 어린이안전 기본법을 발의해놓고 있습니다.
이영애_ 어린이들이 있거나 이용하는 곳을 어린이 안전시설로 규정하고 그 시설에는 어린이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게 골자입니다. 그리고 만약 어린이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그 책임자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게 하고요.
이영애애_ 지금은 그런 점이 미비한가요?
표창원_ 그렇습니다. 이 법을 만들게 된 계기가 어린이집에서 사이드 브레이크가 풀린 SUV차량이 한 어린이를 덮친 사고가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간호사도 없고 응급조치도 제대로 되지 않아 결국 사망에 이른 사건 때문이었습니다. 매뉴얼과 응급처치교육, 위험요인을 사전에 제거하는 조치만 있었다면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않았겠죠. 이와 더불어 경찰과 소방, 특히 얼마 전에 고 김창호 경감이 불의의 피격을 당하는 일도 발생했잖아요? 꼭 책임지고 이분들의 처우를 개선하겠습니다.
이영애_ 기대하겠습니다. 지방자치 확대를 위해 제주도에서 시행하는 자치경찰제, 전국으로 확대해야 한다는의견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표창원_ 확대해야 됩니다. 사실 제가 경찰대 교수 시절에 대통령 산하 지방자치경찰위원회 위원이기도 했습니다. 그때 저를 비롯해 다수 위원들은 제주 자치경찰만할 게 아니라 전국의 광역단위 자치경찰을 주장했었어요. 그러나 경찰에서 적극 반대를 해서 결국 제주만 시범적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원안은 경찰을 자치경찰로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경찰을 놔두고 별도의 자치경찰을 설립하면서 경찰에게 부여된 수사권, 정보수 집권 같은 것을 안 주고 그냥 행정차원, 관광경찰 차원에서만 운영하다보니 지금은 지자체의 특별사법경찰이나 주차단속요원 정도의 의미밖에는 없어요.
이영애_ 많이 바뀌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제 국민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표창원_ 네. 국민 여러분, 20대 국회 귀염둥이 초선의원 표창원입니다.(웃음) 제가 정말 분골쇄신해서 국민 여러분의 숙원도 해결해드리고 시원한 ‘사이다’도 많이 드리고 싶은 마음인데요. 아직까지는 많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반드시 정도(正道)로 나가 정의가 기본적으로 지켜지는 세상,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존중받는 세상,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영애_ 여러분, 표창원 의원님을 잘 뽑았다는 생각이드십니까? 앞으로 이분의 ‘더 많은 쓰임’이 있도록 하는 것은 여러분의 참견이고 참여입니다. 많이 참견해주시고 또 잘하실 때는 박수도 많이 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