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의정부시는 민감한 공공정책을 행정 내부에서 확정한 뒤 주민을 설득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결론에 이르는 과정 자체를 시민 숙의로 설계하는 방식으로 정책 결정을 전환해 왔다.
의정부시가 꾸준히 운영해 온 ‘시민공론장’은 단순 의견수렴을 넘어, 갈등이 예상되는 의제를 시민이 충분한 정보에 기반해 토론·숙의하고 무기명 투표로 결론을 도출하며, 행정이 그 결과를 정책 결정에 반영하는 숙의형 의사결정 장치다.
소각장, 3주 숙의로 결론 도출
장암동 소각장은 2001년 준공 이후 노후화가 진행됐고, 생활폐기물 증가로 현대화 필요성이 커졌지만 주민 반발과 소통 부족으로 추진이 지연돼 왔다. 의정부시는 이전·신설 논의가 ‘일방 추진’으로 흐를 경우 갈등이 증폭될 수 있다고 보고, ‘생활폐기물과 소각 및 처리시설 문제해결 시민공론장’을 통해 사회적 합의와 공감대를 먼저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공론장은 시민참여단(모집 후 선정)을 중심으로 운영위원회·자문단·검증단·의원단·사무국 등 다층 구조로 설계됐다. 시는 “지원은 하되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자료 제공과 운영 지원에 그쳤고 전 과정은 기록·공개해 신뢰를 높였다 .3주 숙의 끝에 시민참여단은 ‘시설 현대화 추진’ 원칙 아래 규모·입지·주민영향 저감, 분리배출 인센티브를 담은 권고안을 도출했고 시는 이를 실행계획에 반영했다.
예비군훈련장 이전, 시민 참여로 해법 찾는다
호원동 예비군훈련장 이전은 2021년 중앙도시계획위원회가 자일동 이전을 조건부 가결했지만, 시민 의견 반영 부족과 갈등 우려로 논쟁이 이어져 왔다.
국방부의 관내 존치 원칙 아래 시는 훈련 대상을 의정부시 예비군(약 2만4천 명)으로 재설계해 면적을 10만 평에서 5만 평으로 축소하고, 공원·체육·주차 등 주민친화시설을 설치·개방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2024년 8~10월 사전 조사→준비위→발족·운영위로 시민 공론장을 공식화해 입지와 선정 절차, 피해 저감·지원 방안을 공개 검토하도록 했다. 의정부시는 이를 ‘의사결정 직전의 절차’로 두고, 권고안을 토대로 입지·규모·지원방안 최종안을 정리해 관계기관 협의와 행정절차에 반영할 계획이다.
‘숙의 모델’ 확장으로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다
의정부형 시민공론장의 강점은 참여 주체의 확대와 과정 관리의 정교화에 있다. 행정은 결론의 당사자가 아니라 시민이 판단할 수 있도록 정보와 검증 체계를 제공하는 지원자로 역할을 재정의했고, 기록 공개를 통해 절차적 정당성을 축적해 왔다.
의정부시는 소각시설 사례에서 절차가 추진력을 좌우한다는 점을 확인했고, 예비군훈련장에도 같은 프레임을 적용하며 시민공론장을 시정 운영의 기준으로 확장하고 있다. 예비군훈련장 시민공론장 사례는 2025년 경기도 공공갈등관리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은 “의정부 시정의 핵심은 시민의 목소리를 듣고, 현장에서 답을 찾는 협치에 있다”며 “앞으로도 시민과 행정이 동반자로서, 도시의 미래를 함께 그려가는 의정부형 협치 모델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PS 지금 이 도시는 의정부시는 갈등을 ‘설명’으로 봉합하기보다 결론을 만드는 절차에 시민을 참여시키고, 그 결과를 정책에 반영하며 갈등 관리의 기준을 세우고 있다. 시민공론장은 공공갈등의 반복을 줄이고 정책 수용성을 높이는 ‘절차 장치’로 작동한다. 의정부형 시민공론장은 시민 참여를 구호가 아니라 정책 결정 메커니즘으로 구현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
[지방정부티비유=한승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