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진구 문화예술인들이 참여해 공연, 탱고 플래시몹, 동화 만들기, 지역 CF 제작 등을 진행한 문화팩토리가 희망일자리사업 모범 사례로 부산 전역에 파급된다.
부산의 중심인 부산진구 서면과 전포 카페거리가 만나는 곳에는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도서관이 있다.
조용하기만 해야 할 도서관에서 신나는 재즈 음악과 노랫소리가 흘러나온다. 도서관 앞 공터에서는 갑자기 사람들이 모여 신나게 탱고를 춘다. 서면 차 없는 거리에 있는 동상이 관광객이 다가오자 갑자기 움직여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한다. 이는 모두 부산진구에서 희망일자리사업으로 추진 중인 ‘문화팩토리 사업’이다.
부산진구는 8월부터 생활방역 지원, 공공업무 지원, 재해 예방 등 총 82개 사업을 희망일자리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문화팩토리 사업은 코로나 19로 공연 기회를 잃은 지역 예술가, 청년 구직자, 경력단절 여성, 프리랜서 작가 등 70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12월까지 주 5일제로 근무하면서 시급 8,590원을 받으며 공공예술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급여 외에 최소한의 사업비도 지원받는다. 문화팩토리 사업은 어쿠스틱 밴드공연, 탱고 플래시몹, 30년 이상 된 오래된 가게 동화책 만들기, 핸드프린팅, 전포 카페거리 영상 CF 제작, 광무교 난간 설치미술, 문화팩토리 웹페이지 운영, 아트 마스크 제작 등의 프로젝트로 구성돼 있다.

어쿠스틱 밴드 공연
어쿠스틱 밴드 공연에는 13명이 참여 중이다. 9월 21일 부전도서관 앞에서 ‘토닥토닥 음악회’라는 이름으로 첫 공연을 펼쳤다. 이 음악회는 문화예술 행사가 전면 중단된 상황에서 시민들에겐 위로와 치유의 시간을 선사하고 지역 문화예술인들에겐 일할 기회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찬사가 쏟아졌다.
탱고 플래시몹이 프로젝트에는 40명이 참여한다. 부전도서관과 백화점 앞에 갑자기 대규모 인원이 모여 탱고와 같은 춤을 추는 등의 깜짝 공연을 진행해 시민들에게 신나는 볼거리를 선사한다.

오래된 가게 동화책 만들기
이 프로젝트는 30년 이상 한 장소에서 영업을 계속하는 오래된 가게를 취재해 그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동화책과 핸드 프린팅으로 담아내고 그 스토리를 엮은 전시회를 개최하는 사업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지역 상인들이 자부심과 애향심을 가질 수 있도록 위로하는 동시에 부산진구에서 살아온 지역 주민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동화책으로 담아내 지역 문화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영상 CF 제작
전포 카페거리를 홍보하기 위해 영상 제작 전문가들이 카페와 협의해 스토리텔링을 만들고 영상을 제작 중이다. 현재 15곳의 촬영을 끝낸 상태로 이 팀이 만든 영상 CF는 SNS를 통해 전포 카페거리를 홍보하는 데 사용된다.
광무교 난간 설치미술
이 프로젝트는 동천 광무교를 플라워 브리지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설치미술 전문가들이 참가해 광무교 난간 2곳에 대형 그림을 설치한다. 그림은 합판과 천을 이용해 부산의 꽃인 동백과 플라타너스 이미지를 그려 넣는다. 이어 작품의 변색을 막기 위해 방수 작업을 하고 LED 조명까지 설치해 광무교를 아름다운 다리로 만들어 동천 일대 낙후된 도시 미관을 아름답게 바꿀 것이다.

살아 있는 조각 사업
서면 차 없는 거리 일원에 사람인지 조각인지 혼동되는 조각상이 시민의 시선을 끌 전망이다. 이 조각상은역사적 인물, 혹은 영화나 만화 속 인물, 게임 속 캐릭터 등의 모습을 한다.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대중문화 속 다양한 인물을 페이스 페인팅과 보디 페인팅, 의상으로 재현한 것이다. 이들은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주 2회 서면에 나타나 볼거리를 제공하고, 토닥토닥 콘서트와 탱고 플래시몹에도 참가한다.
문화팩토리 사업은 다른 공공 일자리와는 차원이 다른 발상의 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 서면 등 부산진구의 다양한 공간에서 창작 활동과 공연을 할 수 있도록 문화예술인을 배려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비록 12월 말로 사업이 종료되지만 지역 예술인들에게 다양한 일자리를 제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또한 내년에도 좋은 아이템으로 지역 예술가와 지역이 상생하는 신선한 프로젝트가 개발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