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군을 잠재적인 발전 가능성이 있는 노다지와 같은 땅으로 여기는 유근기 곡성군수는 작년 사상 최대의 군정성과를 올려 주가를 최고로 올리고 있다. 올해는 두 배 더 열심히 뛰겠다며 군민행복과 희망곡성을 위한 구체적이고 생생한 비전을 밝혔다.
이영애(《월간 지방자치》 편집인)_ 군 단위 지자체가 많이 어렵다고 하지만 곡성은 잘 나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던데요. 어떠신가요?
유근기(전라남도 곡성군수)_ 네, 잘 되고 있습니다. 사실 저희 군도 현재 열악하긴 마찬가지인데요. 현재 농업인이 전체의 60%가 넘습니다. 농민이 일단 잘 살도록 농산물을 가공, 체험, 서비스업으로 확대하는 6차 산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 연구원(KTC) 산업용 고압직류기기 성능시험센터와 코레일 호남권 인재개발원을 유치했는데, 특히 코레일 직원들이 곡성에 와서 휴양하면 관광홍보에 큰 도움이 될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전임 군수님들이 섬진강 기차마 을을 예쁘게 잘 가꿔주신 덕분에 작년 장미축제에 21만 1471명의 유료관광객이 다녀갔습니다. 코레일 측도 깜짝 놀랐죠. 혹자는 곡성이 전혀 개발되지 않아 ‘버려진땅’이라 하는데, 저는 이곳을 얼마든지 발전 가능하고 잠재능력을 갖춘 ‘남겨진 땅’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영애_ 비전과 관광에 대해 말씀하시니 얼굴에 화색이 도시네요. 군 단위로는 최초로 ‘청년발전조례’를 만드셨는데, 어떤 조례인가요?
유근기_ 농촌은 어디를 가나 청년이 없습니다. 청년이 정주하도록 고민하던 중에 다른 계층을 위한 복지는 다있지만 청년복지는 없다는 것을 알았어요. 이에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청년TF팀을 만들어 ‘희망곡성 청년파트너’를 출범시켰습니다. 청년아카데미도 열고 올해는 토론회나 선진견학도 갈 예정입니다. 이낙연 전라남도 도지사님은 ‘청년이 돌아오는 전남’을 도정 슬로건으로 내거셨는데, 저는 ‘떠나지 않는 곡성’, ‘떠나지 말아야 할 곡성’을 내걸었습니다. 49세까지를 청년으로 정해서 곡성으로 오시면 젊어질 겁니다(웃음). 앞으로 청년들을 위한 정책 5개 년 계획을 수립하고, 좋은 정보를 주고받으며 청년이 떠나지 않는 곡성을 만들겠습니다.
이영애_ 군수님의 애절함이 느껴집니다. 곡성군은 관광을 위해 많이 찾는 곳이 아닌가요?
유근기_ 네, 1년 관광수익이 40억 원이나 됩니다. 섬진강 기차마을 입장료가 3,000원인데, 입장료로만 6억원 넘게 벌었고, 전문가에 따르면 200억 원의 경제효과가 났다고 합니다. 덕분에 작년 ‘한국 관광의 별’로도 선정됐고, 미국 CNN에서 한국의 꼭 가봐야 할 50곳, 한국관광 100선에도 선정됐습니다. 특히 장미공원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1004종의 장미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기차마을에 추억 여행관, 고추잠자리 생태관, 사파리, 미니기차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콘텐츠도 앞으로 많이 넣을 것입니다. 올해 특구 지정을 받아 ‘동화나라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기차마을, 곡성읍 시가지의 경관을 디자인해 골든 트라이앵글로 만들 계획입니다. 기차 마을만 그냥 보고 가지 않고, 곡성 내부로 관광객을 유입시키려고 합니다.
이영애_ 구체적으로 어떻게 계획하고 계신가요?
유근기_ 곡성은 방문하시는 분들이 푸근하고 외갓집에 온 것 같다는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특히 곡성에는 섬진강과 대황강이라는 깨끗한 강이 흐르는데, 이건 돈주고도 못사는 큰 자산입니다. 또 72%나 되는 산림을 적극 활용하고 MTB 자전거 코스 등도 추가로 개발하겠습니다. 특히 대황강에 출렁다리를 설치하고 자연휴식 체험장을 조성하는 등 대황강권 일대를 수변관광벨트화하여 섬진강권에 집중된 관광을 대황강 권역으로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섬진강권과 대황강권역을 연결한 체류형 관광개발로 300만 관광객을 유치하여 관광객이 다시 찾고 싶은 곡성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영애_ 관광객들이 오면 보통 숙박을 하고 가나요?
유근기_ 예전에는 다들 스쳐지나가는 분들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1박을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경상도나 수도권에서 많이 오세요. 코레일의 ‘내일로’라는 상품을 통해서도 숙박을 많이 하고 가십니다. 곡성에서 숙박을 하면 1인당 1만 원씩 숙박비를 지원하기도 했는데, 작년에는 중간에 예산이 떨어져 추경으로 예산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이영애_ 그럼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판로 걱정도 따로 필요 없겠어요.
유근기_ 예, 그럼요. 작년 농산물 가공식품과 농산물을 총 망라하는 농식품파워브랜드대전에서 ‘기차타고 곡성멜론’이 대통령상을 타기도 했습니다.
이영애_ 대통령상을 받으셨다고 하셨을 때 굉장히 강력하게 말씀하셨습니다.(웃음)
유근기_ 그럼요. 아무한테나 주는 상이 아니잖아요. 깻잎도 유명하고 토란도 전국 생산량의 30%를 차지합니다. 토란으로 6차 산업을 준비하기 위해 30억 원의 국비를 따왔습니다. 그 돈으로 음식을 개발하고 술도 만들 것입니다. 사과 등 다른 농산물도 맛있습니다. 특히 일본에서는 토란소주가 유명합니다. 약간 독하지만 맛있습니다. 다른 농산물도 맛있습니다. 배는 미국에 수출하고, 딸기는 태국으로 수출하고 있어요. 사과는 없어서 못 팝니다.
이영애_ 공무원 인사가 중요한데, 인사잡음이 없는 ‘탕평리더십’을 발휘해 호평을 받고 계십니다. 어떻게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유근기_ 부끄럽습니다. 일단 제가 취임 후 어느 누구도 배척하지 않았어요. 전임 군수님의 요직에 있던 팀장을 비서실장으로 채용했고, 현재 승진해 나가 있습니다. 보복인사를 하지 않고 그런 게 없어져야 공직풍토가 편해지고 일을 합니다. 노자 도덕경에 나오는 약팽소선(若烹小鮮: 작은 생선을 삶듯 자꾸 건들이지 말아야 한다)이란 말을 저의 정치적인 소신으로 삼고 있습니다. 무위의 리더십, 즉 억지로 강요하지 않고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그런 소극적인 것이 아니고 스스로 알아서 일하게 만드는 그런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이걸 잘 이해하고 따라줘서 너무나도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덕분에 작년에는 무려 30개의 상을 받았고, 공무원들의 표정도 덩달아 밝아졌습니다. 특히 직원들에게 매일 10분 동안 친절방송을 한 덕분에 직원들이 많이 친절해졌습니다.
이영애_ 문용수 실장님이 이렇게 환하게 웃는 모습이 친절교육 덕분인가 봅니다. 보기 좋습니다.(아래 사진6참고) 곡성군의 놀랄만한 성과를 보며 대한민국에 비전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올해 예산이 3,000억 원을 넘었고, 그 와중에 빚도 갚으셨다고 하는데요. 정말 대단한 노력이십니다.
유근기_ 저의 노력이 아니라 공무원들의 노력이죠. 작년에 정부가 어려워 교부세를 57억 원이나 깎았는데, 그걸 보충하기 위해 그만큼 열심히 뛰었습니다. 덕분에 작년 총 정기추경이 3,192억 원으로 처음으로 3,000억 원이 넘었습니다.
이영애_ 정말 곡성이 대박났네요.
유근기_ 그럼요. 작년에 알뜰하게 살림을 해서 64억 원의 빚을 갚았고, 내년까지 채무 제로(Zero) 지자체를 만들려고 합니다. 특히 빚에 대한 압박감을 느껴본 군민들이 굉장히 좋아하십니다.
이영애_ 군수님이 겪으시는 어려움도 많으실 것 같습니다. 어떤 게 있으신가요?
유근기_ 가장 어려운 게 인구가 줄어드는 겁니다. 현재 노령인구 비율이 40%가 넘고 일년에 400~450명이 사망합니다. 작년에 힘들게 인구 3만 명을 방어했습니다. 타 시군보다 훨씬 보조금이 적지만 귀농귀촌팀도 신설해 작년 681명의 귀농자가 와서 곡성군이 귀농귀촌의 메카가 되었습니다. 덕분에 정부3.0 국민디자인단 성과공유대회에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제 임기 동안 3,000명의 인구를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영애_ 또 다른 건 없으신가요?
유근기_ 정말로 필요한 게 행정자치부에서 스스로 인건비를 해결하지 못하는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교육비를 지원하면 패널티를 줍니다. 기가 막힌 일이에요. 농촌 아이들은 배우지도 말라는 말입니까? 열악한 시·군에 인구가 떠나지 않도록 교육에 지원하는 것이고, 도농간 격차를 줄이는 것인데, 왜 그걸 못하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인건비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지자체가 전국에 84개나 되고, 전남에는 15개나 있습니다. 아이들 교육 문제가 중요해서 패널티를 감수하고라도 교육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행정자치부가 교육부와 협의해 풀어줘야 합니다. 중앙에 돈을 지원받는 것도 아니고 지자체 경비로 지원하겠다는 것인데, 그걸 못하게 하고 패널티를 주는 것은 아주 불합리한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이영애_ 민관소통위원회에서 정식으로 공문을 넣어 한번 제안해보겠습니다. 끝으로 군민행복과 많은 사람이 찾는 곡성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뛰겠다는 포부의 말씀을 듣겠습니다.
유근기_ 올해는 기부왕 폴 마이어의 성공철학을 인용해 “생생하게 상상하라, 간절하게 소망하라, 진정으로 믿으라, 열정적으로 실천하라, 그리하면 무엇이든지 반드시 이뤄질 것이다”라는 말을 소신으로 삼고 군정에 임하겠습니다. 군민 행복과 희망 곡성을 위해 군민과 공직자가 힘을 모으면 충분히 이룰 수 있습니다. 올해는 작년보다 두 배 열심히 뛰겠습니다.
이영애_ 고민을 실천으로 옮기는 군수님이시군요. 계속 좋은 성과를 내는 군수님 되시길 기대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