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애(《월간 지방자치》 편집인)_ 구리월드디자인시티 사업 승인을 정말 축하드립니다. 그동안 있었던 소회를 말씀해주십시오.
박영순(경기도 구리시장)_ 구리월드디자인시티 사업을 하기 위해 첫 번째로 통과해야 될 관문은 그린벨트 해제였습니다. 사업부지 80~90% 정도가 사유지이기 때문에 시가 수용을 할 수 있는 법적인권한을 갖기 위해서 국토부로부터 그린벨트 해제 결정을 받아야 했습니다.
이영애_ 그래서 어려우셨던 거죠? 그래도 결국 승인을 받으셨죠!
박영순_ 사업을 구상해서 시작한지 벌써 만 8년이 됐고, 중앙도 시계획위원회에 상정된 후, 7차까지 갔습니다. 다른 안건은 보통 2~3차면 끝나는데, 이렇게 오래 걸린 가장 큰 원인은 외자유치를 전제로 해서 지자체가 그린벨트를 해제한 전례가 역사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약 120억 달러의 외자 유치가 가능합니다. 120억 달러는 약 12조 원입니다.
이영애_ 구리시에 사는 사람들은 이제 잘 살게 되는 건가요(웃음)?
박영순_ 벌써 부동산 매물 전부 거둬 갔다고 합니다. 그린벨트를 풀었는데, 외자가 안 들어올 경우 다시 그린벨트로 환원이 안 됩니다. 중앙정부에서는 이 때문에 검증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지성이면 감천이듯 조건부 승인이 났습니다. 통상 그린벨트를 해제할 때는 조건부로 합니다.
이영애_ 가장 선결해야 할 과제가 있을까요?
박영순_ 먼저 행자부에서 중앙투자심사를 받아야 됩니다. 구리도시공사를 만들어 그린벨트가 풀리게 고시되면, 땅을 사들여야합니다. 그리고 구리시가 갖고 있는 시유지를 도시공사에 현물출자 해줍니다. 지금 금액이 시가로 약 3,500억 원입니다. 우리가 5,300억 원 정도의 대출을 받으면 됩니다. 법적으로 400%까지 가능합니다. 행자부에서 중앙투자심사가 끝나면, 고시를 해줘야합니다. 제가 4월 초 샌디에이고에 갔다 왔는데, 미국 투자그룹들이 우선 한국에다가 현지법인 SPC를 만들 예정입니다.
이영애_ 이 사업이 언제쯤 겉으로 보여질까요?
박영순_ 순조롭게 진행된다는 전제하에 2년 후, 착공 가능합니다.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된다는 전제하입니다. 정부가 계속 협조를 해주면 정상적으로 착공이 가능합니다.
이영애_ 사업 추진 중 어려웠던 일이나, 속상하셨던 일이 있으시면 말씀해주시죠.
박영순_ 아직 사업이 추진 중이기 때문에….(웃음) 일하다 보면, 으레 있는 일들이라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영애_ 너무 마음이 아프셔서 말씀 못하시는 듯합니다. 시장님! 굉장히 열심히 일을 하십니다. 구리시에서만 벌써 다섯 번째입니다. 앞으로 구리 시민들에게 어떤 비전이 있기를 바라시나요?
박영순_ 관선까지 포함하면 5번입니다. 저는 서민들을 갑자기 큰 부자로 만들어 주지는 못하지만 일자리를 가질 수 있게 만들어서 최소한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삶을 가족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사업이 진행되면, 워커힐 호텔의 약 6~7배 정도 되는 호텔 객실이 생깁니다. 호텔 방하나에 보통 3명의 고용창출이 이루어집니다. 즉, 1만 2,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영애_ 어떤 호텔이 들어오기로 정해졌나요?
박영순_ 그린벨트가 이제 막 풀렸지만, 호텔에 직접 투자하겠다는 곳이 많이 있습니다. 호텔이 생기면 컨벤션 센터가 조성됩니다. 연중 엑스포와 같은 전시회들이 열리기 때문에 고용창출이 이루어질 것 입니다.
이영애_ 외국인들도 많이 오겠네요.
박영순_ 계획상으로는 외국인 8,000세대. 최소 5,000세대 이상의 외국인들이 들어올 듯합니다. 국제학교가 유치원부터 초·중·고등학교까지 설립될 계획입니다.
이영애_ 구리시가 완전히 변화할 것 같습니다. 전부 이루어진다면, 완전히 개벽을 하겠는데요(웃음).
박영순_ 네. 특별구, 디자인 특구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시티터미널을 만들어야 합니다. 삼성동처럼 바로 공항으로 갈 수 있고, 여기서 출입국 심사를 끝내고 바로 공항 비행기만 타는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연간 최소 180만 명 이상의 비즈니스맨들이 올 수 있도록 계획 중입니다.
이영애_ 아! 그렇게 대단해지는 건가요? 저도 열심히 돕겠습니다.
박영순_ 디자인센터의 롤모델인 ‘머천다이즈마트’는 연평균 330만명의 전문직종의 비즈니스맨이 다녀간다고 합니다. 우리는 최대 300만 명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영애_ 저렇게 만들어지는 건가요(조감도를 가리키며)?
박영순_ 더 멋지게 조성될 겁니다. 건축학도들이 현대식 건축을 보려면 ‘구리월드디자인시티를 가봐야 된다’는 이런 말이 나올 정도로 조성할 계획입니다.
이영애_ 네, 그래서 태극기 게양사업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계시나 봅니다. 태극기 게양사업은 대한민국이 다 같이 해야 하는 거아닌가요?
박영순_ 저희 집은 365일 태극기를 게양합니다. 미국에 가보면, 국기게양대에서 성조기가 여러 군데 펄럭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 모습을 본 후, 제가 여러 군데 이야기를 했습니다. 현재 아 차산에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국기게양대를 만들었습니다. 365일 배너기로 게양되게끔 만들어, 강변북로와 주요도로를 지나가는 사람 모두 태극기를 볼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아직은 관이 주도하지만, 앞으로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영애_ 365일 게양하는 방법, 괜찮네요. 사실 구리시가 면적이 참 작습니다. 하지만 자급자족 명품도시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저도 구리시와 벌써 20여 년 넘게 인연을 갖고 있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디자인시티 외에 구리시를 위해 신경쓰고 계신 것이 또 있으신가요?
박영순_ 구리월드디자인시티는 구리 남쪽에 개발됩니다. 경춘국도 북쪽 인창동 주민들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창동 쪽에 E-타운을 만들어 롯데마트 쪽을 재개발해 북쪽을 상권중심지로 만들 계획이고, 농산물 도매시장도 현대화 사업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그 가운데 재래시장인 돌다리 상권으로 전부 연결이 되게 만들겠습니다. 남북이 균형발전을 할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이영애_ 마지막으로 창조역사를 쓰고 있는 구리시 주민들과 공무원들에게 한 말씀해주시죠.
박영순_ 21세기에는 우리나라가 세계역사를 주도해가는 꿈을 꾸고 있는데, 지금 3만불 소득을 돌파하지 못하고 벌써 몇 년째 갈지자 행보를 하고 있습니다. 너무 안타까운 일입니다. 현재 우리 정부가 창조경제를 주창하고 있는데, 하지만 창조경제를 대표하는 ‘창조산업은 바로 이거다’라고 얘기할 수 있는 사업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 뭔가 있어야 되는데, 우리 정부는 제가 볼 때 그게 보이지가 않습니다. 그렇다고 갑자기 하늘에서 쿵 떨어질 수 있는 것도 아닐 텐데 말입니다.
이영애_ 그렇죠.
박영순_ 정부에서 조금만 짐을 덜어주고 빨리 할 수 있도록 격려를 해주면, 아까 얘기한대로 지금부터 2년 후정도면 착공해서 쑥쑥 올라갈 수 있습니다. 창조는 도전에서 탄생됩니다. 구리시가 비록 작고, 가지고 있는 것이 별로 없지만 또 한편으로는 다른 곳이 가지고 있지 않은 장점이 있습니다. 강남에서 가까운 위치로 인천공항에서 한 시간도 안 걸립니다. 또한 서울에 있는 땅보다 몇 분의 일은 쌉니다. 장점들을 비빔밥 버무리듯 잘 버무려 작품을 만들면 됩니다. 인천도 못했는데 구리가 감히 어떻게 하느냐가 아니라, 바로 인천이 못한 걸 구리가 해내는 것, 이것이 바로 '창조'입니다.
이영애_ 맞습니다!
박영순_ 현재 1차 관문을 통과하고 있습니다. 많이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이영애_ 네, 저도 열심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시장님께서 하시는 말씀대로 창조의 역사를 쓰시리라 믿습니다. 다시 한 번 축하드리며, 구리시의 힘찬 도약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