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애(《월간 지방자치》 편집인)_ 청장님, 2012년 저희와 인터뷰할 때, 서대문구의 복 받은 청장님이라고 말씀하셨던 것 기억나세요? 예전과 비교해 서대문구가 확실히 많이 바뀌었습니다. 특히 지역경제가 많이 바뀌었는데, 섬세하게 챙기고 계신 것이 있으시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문석진(서울특별시 서대문구청장)_ 서대문구 제일 중심 상권이 신촌인데 상권을 활성화하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해보니, 신촌에 오는 사람들은 젊은 사람들이고, 그들을 위한 문화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광장을 만들었습니다. 광장에 사람이 모이고, 사람이 모이면 저절로 문화가 만들어지는데, 더 확장되면 축제가 되는 거죠. 연세로를 주말에는 차 없는 거리로 만들었는데, 최소한 주말만큼은 광장이 되기 때문에 사람들이 모이고, 소비를 하게 되는 겁니다. 통계상으로도 전체적인 소비가 증가했습니다. 예를 들어, 이선희 게릴라 콘서트를 신촌에서 하면 사람이 확 모입니다. 그럼 굳이 광고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영애_ 구청장님하고 저하고 게릴라 콘서트한다고 하면, 사람들이 모일 것 같은데요. 제가 끌어들일 자신이 있는데요. 제가 ‘이영애’이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문석진_ 대표님은 되실겁니다(웃음)!
이영애_ 4대 역세권 사업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시던데, 사업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문석진_ 종로, 중구,서대문 이런 곳이 노후화된 도시에요. 예전엔 대통령께서 김포공항에 빨리 가려면, 고가도로를 이용해야 되니까 만들었던 것인데. 결국엔 우리가 발전을 못했습니다. 고가도로가 옆에 있으면 주변이 발전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제일 먼저 없앤 게 홍제 고가도로, 아현 고가도로, 이번에 서대문 고가도로까지 제가 취임하고 3개 고가도로를 전부 철거했습니다.
문석진_ 호텔은 퇴폐 장소가 아니고, 신촌 관광의 센터가 되는 것이죠. 그리고 의료관광을 하기 위해서라도 호텔이 필요합니다. 세브란스 병원에 VIP가 오면, 호텔에 장기투숙을 해요. 엄청난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관광객들을 다시 돌아오게 해야 합니다.
이영애_ 홍제역 주변은 주로 어떤 것으로 파크를 만들 계획인가요?
문석진_ 우리가 의도하지 않았는데, 홍제 지하철역 근처로 병원이 72개나 있어요. 여기를 병원과 의료 중심으로 헬스케어센터 중심지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르신들 입장에서는 메디컬케어센터가 되는 거죠. 이코노맘센터(가칭)라고 해서 직장 맘들이 아이를 맡겨놓을 수 있도록, 평생학습센터 같은 이코노맘센터도 만들고 헬스케어센터도 만들 계획입니다.
이영애_ 연세로의 차 없는 거리를 말씀하셨잖아요. 차 없는 거리가 확산 좀 됐으면 좋겠어요.
문석진_ 가장 성공적인 게 무엇이냐면, 오늘 인터뷰 후, 조선통신사 행렬이 있는데, 돈한푼 안 들었습니다. 또 신촌에서 돈 안 들어가는 대표적인 축제가 있는데, 물총축제라고 해서 젊은이들이 물총을 들고 공격하는 겁니다. 특히 예쁜 여자가 지나가면 물총을 쏘는 겁니다.
이영애_ 그럼 저는 가면 안되겠는데요(웃음).
문석진_ 오세요! 제가 많이 공격해드릴테니까요! 정말 재미있습니다. 이번에 3만 명 모였습니다. 또 금년에는 전국 도심 최초 워터슬라이드도 설치했습니다. 돈 한 푼 안들었습니다.
이영애_ 지자체 재정이 어렵다고 해도, 서대문구는 아닐 것 같습니다.
문석진_ 이런 축제를 개최하려면, 광장이 준비되고 직원들이 많이 훈련되어 있어야 합니다. 직원들 이 웬만한 기획사 직원들보다 더 뛰어나게 일합니다. 어제 축제 관련 심포지엄이 있었는데, 우리 서대문구의 축제들이 엄청난 성공을 했는데, 돈이 거의 안 들어간다고 하니까, 전부 놀랬습니다. 크리스마스 축제는 저희가 조금 돈을 들여서 일주일 동안 공연을 합니다. 사람들이 안 올 것 같은데, 추운 밤에 공연을 해도 사람들이 많이 옵니다.
이영애_ 제가 기억하는 청장님은 복지에 굉장히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시는데, 어떤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으신가요?
문석진_ ‘100가정 보듬기’가 대표사업입니다. ‘동 복지 허브’라고 해서 동을 복지 중심으로 놓는 개념 전환을 했습니다. 동장 혼자 못하면 통장이 같이 하면 됩니다. 통장들이 자기 통만 관리하는데, 연희동 같은 경우 50여 명이 넘는 통장들이 일을 합니다. 송파세모녀 사건이 일어나기 1년 전, 전수조사를 했습니다. 전기세,수도세 연체된 사람, 우편물이 쌓여 있는 집 등 몇 개 항목으로 조사를 해서, 통장들이 다 찾아가 보았습니다. 법으로도 보호해줄 수 없는 복지사각지대는 사회보장협의체에서 도와줬고 도움이 절실한 사람들은 우리 서대문구가 맡았습니다. 교회, 사찰, 성당, 개인, 법인 등을 찾아가서 호소했습니다.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만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월 50만 원, 지금은 평균 매월 30만 원씩 처음 결연할 때만 만나서 결연서 쓰고, 공동모금으로 보내고 받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문석진_ 네, 개인이나 법인들은 기부영수증을 정확하게 받을 수 있고, 공동모금으로 받았습니다. ‘100가정 보듬기ʼ가 성공한 이유는 투명성때문입니다. 투명성이 전제되면 사람들은 돕습니다. 우리 국민들 심성이 정말 도와야 될 대상이 있으면 도와야 되겠다는 마음이 강합니다. 지금까지 330호와 결연을 맺었습니다. 기부자들이 서대문구를 믿는 거죠. 그래서 지금까지 모금된 금액이 16억원이 넘습니다.
이영애_ 저에게도 한 분 연결해주십시오. 정말요!
문석진_ 빨리 등록해드려야겠네요(웃음). 이걸 처음 할 때 제가 직접 다녔어요. 10가정까지 제가 직접 가정도 찾아가 보고, 후원자들도 찾아가 보고 했는데, 10가정을 빼고 11호부터 330호까지 전부 우리 직원 분들의 노력입니다.
문석진_ 구청장들에게 선거운동 어렵게 하지 말고, ‘100가정 보듬기’ 운동을 지역에서 하면 다 감동시키고, 표 받고, 선거운동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의 25개 자치구가 다 같이 하면 2500 가정인데, 사실 하기 힘들어 합니다. 왜 그럴까? 진정성, 열정을 가지고 하지 않으면 못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만 100가정 할 것이 아니라, 서울시 모든 구가 시행하면 2,500가정이나 될 텐데요. 이렇게만 되도 우리 사회가 밝아질 수 있습니다.
이영애_ 늘 열정 넘치시는 청장님께서도 애로사항 진짜 많을 것 같아요. ‘누구나 민원이 있다’에 건의하고 싶은 점이 있으신가요?
문석진_ 제일 어려운 것은 재개발 갈등 조정문제입니다. 재개발을 하려면 주민동의율 75%를 만들어서 조합을 만들어놨고, 해산하려면 50% 이상 반대해야 하는데, 외지인들이 투기 목적으로 사들이다보면, 실제로 조합이 끝까지 갔을 때 이익보지 못하는 곳들이 너무 많습니다. 재산상의 손실이 커지는데, 이런 것을 치유해 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 거기에 대해서 너무 법적 한계만을 강조합니다. 과감하게 현상을 파악하고 책임 있는 사람 또는 단체장에게 직권해제 권한을 주셔야 합니다. 도시재생에 대한 것들을 융통성 있게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법적 제약을 풀어줘야 합니다. 단체장의 권한도 융통성 있게 자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권한을 더 많이 줘야 합니다. 그러지 못하기 때문에 갈등을 보면서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쉽습니다.
문석진_ 저는 시동을 걸고 추진을 함께했을 지 모르지만, 실제 일을 해낸 것은 우리 직원들과 주민들입니다. 주민들이 도와서 하지 않았으면 못했습니다. 결국은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해야 합니다. 서대문구가 좋은 발전을 해오고 사회적 성취도 많이 이루었는데, 앞으로의 성과도 제가 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과 주민이 함께해주시면, 사회 변화를 발전적으로 훨씬 빨리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영애_ 지금처럼 계속 쭉 그 열정 안 식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이영애_ 고가도로를 없앤 달인이시네요(웃음).
문석진_ 네, 그렇게 된 셈이죠. 도시가 깔끔해졌습니다. 그전엔 우리가 아무리 투자를 유치하려해도 투자 유치가 안됐습니다. 하지만 지금 아현과 서대문쪽은 비즈니스호텔인 신라스테이 유치에 성공해 금년 5월에 개관했습니다. 그리고 신촌로터리에 호텔을 짓기로 했는데, 지금 교육청에 걸려 있어요. 마포구 창천중학교 학부모들이 직선거리가 200m가 안 된다고 반대하고 있습니다. 호텔이 들어서면, 뒤쪽 모텔들을 가릴 수 있고, 학습에 훨씬 더 도움이 될 수 있는데 말입니다.